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상영 프로그램 〈것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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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명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상영 프로그램 〈것들의 세계〉
일시
2026. 10. 10.(토) ~ 2026. 10. 30.(금)
장소
제주아트플랫폼 5층 상영관
상영작
총 16편(장편 8편, 단편 6편, 특별상영 단편 2편)
땅과 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살고, 쌓이고, 흘러가는 ‘것’들은 무엇을 기억할까요? 인간이 그 ‘것’들의 기억을 보고, 듣고, 배울 방법이 있을까요? 그 전에, 인간 또한 ‘것’들의 일부이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그 ‘것’들의 세계를 무어라 불러야 할까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 제5회 제주비엔날레의 영화 프로그램 ‘것들의 세계’는 전 세계 각국에서 제작된 열여섯 편의 장단편 영화를 상영합니다. 이 작품들은 신화와 역사, 국경을 가로지릅니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듭니다. 그리고 인간의 관점에서 벗어나 다종다양한 ‘것’들의 감각으로 세계를 포착합니다.

제주아트플랫폼의 상영관은 이 영화들이 쏟아내는 빛과 공기, 소리, 진동을 마주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우리들은 그곳에서 전지구적 위기에 가장 치열하게 반응하는 실천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것들은 또한 가장 투철하고 아름다울 것입니다.
icon작품 소개
1. <빛을 향한 노스탤지어(Nostalgia for the Light)> / 파트리시오 구즈만 / 2010 / 90분 / 칠레
파트리시오 구즈만의 고향 삼부작의 시작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우주의 과거를 탐구하는 천문학자들과 피노체트 독재 시기 실종된 가족의 유해를 찾는 여성들을 만난다. 먼 별빛을 관측하는 시선과 사막의 흙을 더듬는 손길을 교차하며 영화는 서로 다른 과거를 찾는 이들의 여정을 하나의 풍경 안에 담아낸다. 과거를 기억하는 일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 시적인 영화다.

2. <자개 단추(The Pearl Button)> / 파트리시오 구즈만 / 2015 / 82 / 칠레
칠레 파타고니아의 바다를 따라, 물과 더불어 살아온 원주민들의 삶과 독재 정권 아래 실종된 이들의 흔적을 찾아간다. 서로 다른 시대를 잇는 두 개의 단추를 실마리로 식민 지배와 국가폭력의 역사를 엮어내는 이 영화는,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일에서 그 안에 잠긴 목소리를 듣는 일로 우리를 이끈다.

3. <꿈의 안데스(The Cordillera of Dreams)> / 파트리시오 구즈만/2019 / 84 / 칠레
칠레를 떠나 망명자로 살아온 파트리시오 구즈만에게 안데스 산맥은 먼 고향의 풍경이자, 끝내 떠날 수 없는 기억의 자리다. 산의 장대한 풍경과 칠레의 민주화 시위 현장의 이미지가 교차하는 가운데, 감독의 내면과 고국의 역사가 연결된다. 오랜 시간이 축적된 산과 흘러가는 순간을 포착하는 카메라를 마주 세우는 영화적 시도이다.

4, <모니스메(Monisme)> / 리아 리잘디 / 2023 / 117 / 인도네시아
<모니스메>는 인도네시아 메라피 화산을 무대로 화산학자와 모래 채굴 노동자, 주술사가 산과 관계 맺는 방식을 탐색하는 다큐픽션이다. 리아 리잘디 감독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공포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과학적 탐구와 영적 믿음, 자원 채굴과 폭력이 뒤얽힌 풍경을 펼쳐 보인다. 화산을 관찰과 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긴밀하게 얽힌 존재로 마주하게 하는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5. 우리의 심장박동은 폭발하는 별들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All of Our Heartbeats Are Connected Through Exploding Stars) / 제니퍼 레인스포드(Jennifer RAINSFORD) / 2022 / 77 / 스웨덴
영화는 2011년 일본을 덮친 쓰나미 이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이 상실을 안고 살아가는 시간을 따라간다. 바닷속에서 아내의 흔적을 찾는 남자와 태평양 건너 해안에 떠밀려온 잔해를 수거하는 사람들, 심해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모습을 엮으며, 영화는 재난의 흔적과 그 이후에도 이어지는 삶을 함께 바라본다. 개인의 애도에서 바다의 생태와 우주의 차원으로 시선을 확장하고, 동떨어져 보이는 존재들 사이의 연결을 통해 상실과 회복의 의미를 탐색하는 에세이 영화.

6. 군복을 입은 신(God in a Military Uniform) / 카노 엔도(Kanou Endo) / 2025 / 107 / 일본
대만에는 신으로 모셔지는 일본군 군인들이 있다. 엔도 카노우 감독과 인류학자 후지노 요헤이는 그 연유를 밝히기 위해 식민 지배와 전쟁의 기억이 민간신앙과 만나는 현장을 찾는다. 그리고 죽은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대만 주민들과 신이 된 조상을 다시 만나는 일본의 후손들을 만난다. 서로 다른 역사와 믿음이 교차하는 이 만남들을 통해, 영화는 죽은 이를 기리는 일이 어떻게 과거와 현재, 대만과 일본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

7. 대리석 오디세이(A Marble Travelogue) / 션 왕 / 2022 / 99 / 네덜란드, 홍콩, 그리스
동서양을 오가는 상품의 순환 속에서 세계화된 경제의 모순과 아이러니를 발견하는 여행기. 영화는 그리스의 채석장에서 중국의 가공 공장으로,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는 대리석의 여정을 따라간다. 채석장을 인수한 중국인 사업가와 여러 나라의 상인들을 만나며, 영화는 거대한 생산기지인 동시에 소비시장이 된 중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대리석 산업의 연결망을 드러낸다.

8. 아시아 고스트 스토리(An Asian Ghost Story) / 보 왕 / 2023 / 37 / 네덜란드, 홍콩
1960년대 홍콩의 가발 산업에서 출발하여, 국경을 넘어 거래되는 머리카락에 얽힌 냉전과 아시아 근대화의 역사를 탐색하는 영화적 우화. 가발에 깃든 여성 유령이 아시아와 미국을 떠도는 이야기를 통해 국경을 넘나드는 상품의 여정에 식민 지배의 기억과 초국적 교류의 역사를 들려준다. 독특한 에세이이자 다큐-픽션의 형식 또한 흥미롭다.

9. 슬로우 액션(Slow Action) / 벤 리버스 / 2010 / 45 / 미국
해수면이 크게 상승한 먼 미래를 배경으로, 서로 고립된 네 섬과 그곳에서 각기 다르게 발전한 가상의 사회를 탐색하는 실험적 SF. 영화는 세계 곳곳에서 촬영한 16mm 영상에 상상 속 유토피아의 기록을 읽는 내레이션을 겹쳐, 현실의 풍경을 낯선 미래 세계의 흔적으로 바꾸어놓는다. 다큐멘터리와 민족지, 공상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재난 이후의 공동체와 유토피아의 가능성에 대한 상상으로 관객을 이끄는 작품이다.

10. 마지막 것들(Last Things) / 데보라 스트라트만 / 2023 / 50 / 미국
영화는 인간이 사라진 뒤에도 이어질 생명과 물질의 세계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돌, 광물의 관점에서 진화와 멸종을 바라보며, 인간의 시간을 넘어서는 지구의 역사를 탐색한다. 미세한 결정부터 광대한 지형에 이르는 이미지, 지질학적 설명, SF적 서사를 엮어낸 독창적인 영화적 시도를 만날 수 있다.

11. 사진소설(Fotofiction) / 휘휘 / 2026 / 35 / 한국
제주가 고향인 시각예술가 휘휘는 고향의 땅에서 나온 사물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아카이빙하고, 이를 영화의 스크린 위에 다시 펼쳐낸다. 그 매개물인 아날로그 필름은 실험적인 시도라기보다는 그 섬에서 비롯된 것들, 그 흔적인 빛을 가장 직접적이고 밀도 높게 전달한다. 하지만 이것이 기록 이상인 까닭은, 작가가 침묵하는 사람과 자연의 소리와 함께 들려주는 아름답고 유려한 언어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제주의 역사이자 증언인 동시에 제주를 벗어나 다시 돌아올 픽션인 어떤 것이 탄생함을 목도한다.

12. 1937 / 다리아 김 / 2025 / 16 / 우즈베키스탄
1937년 스탈린 정권에 의해 러시아 극동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한인들의 역사를 되짚는 영상 작품. 고려인 정체성을 지닌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화가들의 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하며, 정지된 그림에 움직임과 소리를 더해 이주의 역사를 현재의 감각으로 불러낸다. 고향을 떠나야 했던 공동체의 기억이 어떻게 예술 속에 남아 후대에 전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13. 아마나트(Amanat) / 사오닷 이스마일로바 / 2026 /36 /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의 호두나무 숲을 무대로, 오래된 설화와 영적 생태계를 통해 소비에트 붕괴 이후 재편되는 문화적 정체성을 탐색한다. 영화는 숲에서 잠든 한 남자의 여정에 구전 신화와 환영을 겹치며, 땅의 소유와 성스러운 공간에 대한 접근을 둘러싼 현실의 제약을 몽환적인 이미지로 풀어낸다. 숲의 생명력과 역사적 변화를 몸으로 감각하게 하는 이 작품은, 단절과 상실 속에서도 풍경과 이야기에 남아 있는 기억을 어떻게 지키고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있는지 묻는다.

14. 엑소더스(Exodus) / 알마굴 멘리바예바 / 2009/ 11 /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 출신의 시각 예술가 알마굴 멘리바예바는 전통적 삶을 버리고 새로운 근대성의 영역으로 떠나야 하는 유목민들의 이동을 그린다. 트럭에 가구를 싣는 차갑고 현실적인 풍경 위로, 이주를 막기 위해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날개처럼 펼쳐 드는 여성 인물들의 초현실적인 의례가 교차한다. 전자적인 음향과 흑백의 미장센이 기묘한 거리감을 만들면서, 오래된 전통과 급격한 근대화가 교차하는 문화적 정체성을 전달한다.

15. 오늘이(O-nu-ri) / 이성강 / 2003 / 16/ 특별 상영
제주 신화를 바탕으로, 계절이 시작되는 땅 원천강에서 납치된 소녀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 단편 애니메이션. 전통 민화의 색채와 형상으로 신화의 세계를 펼쳐낸다. 소녀의 귀향길에 얽힌 만남들을 통해 운명과 집착의 문제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우화다.

16. 이 질서의 장례(Burial of this Order) / 제인 진 카이젠 / 2023 / 25 / 덴마크, 한국 / 특별상영
제주도의 버려진 리조트를 배경으로 예술가와 활동가, 이주자와 소수자들이 장례 행렬을 펼친다. 영정 대신 검은 거울을 앞세우고 관을 운반하는 이들 옆으로 도깨비가 출현하고 거센 비바람이 분다. 위계와 분열을 낳는 질서를 매장하려는 이 집단적 연행을 통해 폐허 속에서 새로운 관계와 공동체가 탄생할 가능성을 상상하는 작품이다.
icon특별 상영
<오늘이O-nu-ri>(이성강)
2003 ∥ 한국 ∥ 컬러 ∥ 16분 ∥ 애니메이션

<이 질서의 장례 Burial of this Order>(제인 진 카이젠)
2023 ∥ 덴마크, 한국 ∥ 컬러 ∥ 25분
icon부대 행사
감독과의 대화(1) 휘휘(<사진소설>)
10월 17일(토) 14시 <사진소설> 작품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2) 카노 엔도(<군복을 입은 신>)
10월 25일(일) 14시 <군복을 입은 신> 작품 상영 후

강연(1) ”자연, 침묵하는 증인; 파트리시오 구즈만의 고향 삼부작“
강연자: 유운성(영화평론가)
10월 10일(토) 14시 <자개 단추> 상영 후

강연(2) ”제주 신화 이야기“
강연자: 허남춘(제주대학교 국문학과 명예교수)
10월 11일(일) 14시 <오늘이> 상영 후

프로그램 해설(1)
제목: "것들의 역사: 떠돌고 쌓이고 변하다“
해설자: 강진석(프로그래머)
10월 18일(일) 14시 <우리의 심장박동은 폭발하는 별들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상영 후

프로그램 해설(2)
제목: 프로그램 해설 "중앙아시아: 역사와 신화와 예술의 교차로에서“
해설자: 강진석(프로그래머)
10월 24일(토) 14시 <아마나트>, <1937> 상영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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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비엔날레 Jeju Bienn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