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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라지 카메네자데[분류 : 자근테]
투라지 카메네자데의 〈I’m Not a Song to Be Sung〉은 3채널의 모뉴멘탈한 영상 작품이다. 3m가 넘는 높이의 영상들을 가득 채운 물은 어두워져야만 하는 물, 어두운 고뇌를 흡수하게 되는 물이다. 생동하는 물은 느려지고 무거워질 운명을 지닌다. 각 영상에서는 인물들이 물속에 잠기며 페르시아 시인 샴루의 시를 영어로 암송한다. 인물들의 낭독 시간은 상이하지만 암송을 마치고 나면 물 밖, 즉 프레임 밖으로 이탈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화면을 응시하는 관객에게 노래한다. 화면 속 이들은 죽은 이들을 되찾으면서 물에 가라앉는 세계처럼 잠식된다. 화면이 곧 물인 이 작품은 고국의 삶에 대한 무거운 상상적 전환점이며, 물의 이미지에 의해 경역을 변화시키는 매개체이다. 물은 가장 먼 고향, 하늘, 심연 그리고 죽음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