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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롤롤+리암 모건[분류 : 운한뫼]
롤롤롤의 〈Sun Moon Lake is a Concrete Box: Revisited〉은 자연을 관조하면서 느낄 수 있는 막연한 심상에 착안하여 공감각적 공간을 구획한 작품이다. 스크린 이미지와 인공적으로 설치한 식물 화분들과 수조, 그리고 프로젝터로 영사한 이미지는 빛과 영상, 음향, 그리고 사물에 의한 물성까지 혼재한다. 이들은 이미지의 변화와 예기치 않은 결합으로 인한 상상력에 의존하며, 특히 퍼포먼스는 공간을 뒤덮는 영적인 기운을 발산한다. 식물 이파리에 심전도기를 부착시켜서 발생한 파장을 재해석해 마치 영혼의 나무에 접신하는 네오샤먼이 되어 소통을 시도한다. 심장이 없는 식물에 심전도기를 부착하는 것은 일반적인 맥락에 벗어나는 것이지만, 파장의 리듬과 앰비언트 사운드 그리고 영상의 시퀀스는 서로 조응하며 특유의 사이버펑크적인 명상의 신비로운 분위기로 관객들을 이끈다. 표류는 항해 중 우연한 계기로 겪게 되는 사건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예상치 못한 풍부한 경험과 감각적 지각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롤롤롤이 톺아본 이미지는 그것의 상상 영역의 후광이 얼마나 넓은가에 따라 측정된다. 막연하기도 하며, 때로는 넓게 열려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