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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박준식[분류 : 운한뫼]
김경훈과 박준식의 〈도항(渡航) 추적자〉는 서기 661년, 탐라국의 왕자 아파기가 일본의 견당사 일행과 함께 일본을 방문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신유년(661년) 4월 8일, 서남풍을 타고 탐라에 표류한 일본 사신단의 도착을 계기로 물과 바람의 움직임, 사람의 이동뿐만 아니라 인적, 물적, 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도항은 오늘날 더욱 촘촘히 연결된 네트워크 속에서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조차 비행기와 배를 통해 지구 반대편으로 빠르게 퍼질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제주도의 항구는 폭풍과 태풍의 대피소 역할을 하며, 휴식과 관광을 목적으로 다양한 외국 선박들이 정박하는 장소다.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외래식물의 도항이 이루어지기도 하며, 1998년 김녕해수욕장 인근에서 발견된 모래냉이가 그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작가 박준식은 생태계 자원식물 연구자인 김경훈 박사와 함께 제주도 내 8~10개의 항구를 탐사하며, 외래식물의 도항과 그로 인한 생태계 변화를 추적하고 관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