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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길천[분류 : 사바당]
고길천의 “Blind Bird” 시리즈는 11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와 몽골에서 오는 철새들이 겪는 고통과 죽음을 조명한다. 자연과 인간의 상호 관계를 강조하기 위해, 작가는 철새들의 머리에 천을 감는 시각적 장치를 사용하여 이들의 고통을 환기시키고자 했다. 철새들의 고통은 실재하지 않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환경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현실임을 보여 준다. 이와 함께 작가가 철새 도래지에서 수집한 깃털을 에칭(Etching) 작품에 콜라주하는 방식은, 자연과 예술을 직접 연결시킴으로써 자연이 예술적 표현 속에서 실재로 존재하도록 한다. 이러한 기법은 단순한 예술적 표현을 넘어, 우리가 환경과 맺고 있는 관계를 성찰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