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김진우[분류 : 칸파트]
김진우는 지구의 기원과 진화 과정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제시한다. 이러한 상상은 한반도 남쪽 바다의 섬, 제주도에서 시작된다. 약 150만 년 전부터 제주도 화산 속에 잠들어 있던 미스터리한 물체 “#J-7”은 먼 우주를 표류하다 지구에 도달한 존재이다. “#J-7”의 내부에는 다양한 물질이 내포되어 있으며, 이들이 서로 결합하고 변이하는 과정을 통해 지구상의 생명체 형성과 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가설이 바탕이 된다. 이러한 “#J-7”의 표류는 우연히 지구에 도달한 기원의 상징으로, 생명체의 탄생과 변화를 자극하며 자연사의 흐름에 깊이 얽혀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김진우는 '진화'와 '신인류'를 모티브로 하여 동력, 빛, 소리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자연과 인간, 기계를 융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번 작품에서도 이러한 매체적 특성이 두드러지는데, “#J-7”은 키네틱 아트로 구현된 거대한 기계적 장치로서 우주선과 같은 형태를 지닌다. 12개의 별자리를 중심으로 기하학적 구조 속에서 빛을 발산하며, 물 위에 떠서 표류하듯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숨을 쉬는 생명체와도 같은 느낌을 준다. 바람에 반응하며 움직이는 이 장치는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허물고, 우주와 지구의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상상하게 한다.